[기업기상도] '실적 풍년'에 맑은 기업 vs 폭우 속에 갇힌 기업
[앵커]
2분기 기업 성적표가 모두 공개됐습니다.
경제는 힘들지만 그야말로 실적 풍년이 들어 활짝 갠 기업도 있었고, 나쁜 실적이나 돌발악재로 난감했던 기업들도 상당했는데요.
한 주 있었던 기업소식들, 기업기상도로 살펴보시죠.
김종수 기자입니다.
[기자]
한 주 기업뉴스 리뷰 주간 기업기상도입니다.
8월 하순에 접어들며 최악의 무더위는 넘은 느낌입니다.
하지만 최근 기습폭우처럼, 경제에 돌발 악재가 터지진 않을지 걱정도 적지 않았던 한 주, 맑고 흐린 기업 찾아 기업기상도 출발합니다.
SK에너지, GS칼텍스, 현대오일뱅크와 S-오일 정유 4사로 시작합니다.
상반기 영업이익이 종전 연간 역대 최대치를 넘었습니다.
12조3,000억원, 4사 반기 영업이익입니다.
1위 SK는 1년 새 249% 급증해 4조원 선, 4위 현대오일뱅크도 2조원대입니다.
사상 최대였던 2016년 연간 이익이 8조가 안 됐는데, 그보다 50% 이상 많네요.
이익 지표인 원유와 석유제품값 차이, 정제마진이 사상 최고 30달러까지 치솟은 덕입니다.
4사 반기 평균 보수도 8,000만원대였습니다.
은행들도 채무 탕감 손실 분담하는데, 여기도 숫자만 보면 횡재세 물려도 뭐라 못할 정도네요.
다음은 CJ제일제당, 삼양식품, 오리온 등 식품기업들입니다.
원자재가 급등에 힘들다더니 역대 최대 2분기 실적 냈습니다.
CJ제일제당 2분기 영업이익이 5,043억원, 1년 전보다 7% 넘게 늘며 사상 최대 분기 실적 냈습니다.
방탄소년단 멤버 지민의 매운볶음면 사랑 덕인지 매출 73%, 영업이익 92% 급증한 삼양식품은 김정수 부회장이 방송 나와 감사해할 정도였고 오리온 역시 반기실적이 사상 최대치였습니다.
기업들은 수출과 사회적 활동 재개 덕이라며, 수차례 걸친 가격 인상은 잘 언급 안 하더군요.
많은 사람이 힘든 이때, 너무 올린 건 아닌지 짚어보시면 좋겠습니다.
이제 흐린 기업입니다.
첫 흐린 기업 한국전력입니다.
연료비 폭등 영향에 상반기만 14조3,000억원 영업손실 냈습니다.
반기에 14조대 손실이면 대기업이라도 버티기 힘든데, 그게 현실이 됐습니다.
요금 찔끔 올려봐야 전력 사오는 값 훨씬 뛰어 팔수록 적자죠.
6조 자구노력 한다지만 일회성에 불과하고 요금 30%는 올려야 손익 맞춘다는 분석 나옵니다.
누르는 것도 한계가 있습니다.
이대로면 연 30조 적자 불가피하고 재정으로 메우든지, 요금 대폭 올려야죠.
다른 해법은 없습니다.
다음은 현대차, 기아입니다.
상반기 장사 잘했는데, 뜻하지 않은 우박 내릴 조짐입니다.
사상 최대 2분기 실적에 판매량도 르노-닛산, 스텔란티스 제치고 세계 3위 올랐는데 미국서 일 났습니다.
미국서 만들고 중국산 광물 안 쓴 배터리 탑재한 전기차만 세금 혜택 준다는 소위 '인플레이션 억제법'입니다.
미국 전기차 공장 완공, K배터리 원료 조달선 변경엔 시간 걸리니 자칫 시장 놓칠 판입니다.
중국 견제 내세워 동맹국 몫 독식하려는 의도도 엿보이죠.
다행히 미국 소비자의 이익에 반한다는 목소리 커지던데 잘 활용해야겠습니다.
이번엔 하이트진로 보시죠.
주류 출하 막던 화물연대 조합원들이 본사 옥상으로 올라왔습니다.
이천, 청주, 홍천공장 막던 화물연대 구성원들이 서울 하이트진로 본사 1층과 옥상 점거 나섰습니다.
자회사 수양물류 소속 화물차주들인데, 운송료 인상 놓고 갈등 계속된 탓입니다.
운송료 인상도 문제지만 협상 주체와 그간 손해 둘러싼 법적 책임 면제 놓고 시각차가 너무 큽니다.
어쩌다 하이트진로가 노사갈등 상징처럼 돼버렸는데요.
법과 원칙도 중요하지만 극한투쟁까지 번지지 않도록 하는 지혜도 필요합니다.
마지막은 대표 내의업체 쌍방울입니다.
전현직 회장 체포영장 소식에 주가가 나락으로 떨어졌습니다.
이재명 의원 변호사비 대납의혹에 휘말려 주가가 말이 아닌데요.
검찰 압수수색 이어 전현직 회장 체포영장, 여권 무효화와 인터폴 적색 수배 요청도 있었죠.
수사 기밀 누설 놓고 임원들, 특히 검찰 출신 임원 수사 소식까지 더해져 지난주 장중 역대 최저가 추락까지 경험했습니다.
이 와중에 쌍방울 반기매출은 늘었고 계열사 비비안은 6년 만에 최대 반기실적 냈는데요.
악재에 가린 실적이 안타깝네요.
사업에선 양보 없는 기업들도 대외행사는 철저히 서열을 지키죠.
그런데 이번 수해성금은 삼성 30억, 현대차, SK, LG 20억 이런데, 카카오와 창업자 20억, 가상화폐거래소 운영사 두나무 20억 이렇더군요.
기업의 세계가 확실히 달라지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주간 기업기상도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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